somewhere4u.net2023

게임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설치, 가변크기



〈somewhere4u.net〉은 인터넷 시대의 집단적인 기억상실과 빅데이터로만 존재하는 노스탤지어의 대상을 다루며, 기억을 다시 온전한 개인의 것으로 회귀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작품은 작가가 2000년대 초반 실제로 활동했던 온라인 커뮤니티를 가상의 시공간에 재현한 것이다. 플레이어는 온라인 커뮤니티 ‘somewhere4u.net’의 멤버 ‘사탕이’가 된다. 플레이어가 탐험하는 시공간의 분위기는 ‘픽셀 에스테틱’이 느껴지는 2000년대 초반의 웹사이트지만, 실제 맵은 2차원의 웹사이트가 아닌 3차원이며, 지금이 2000년대 초반이 아닌 현재라는 사실은 분명하게 일러둔다. 왜냐하면, 과거의 시공간을 방문하는 순간 새로운 시공간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는 우주 어딘가에 그대로 있을 과거의 시공간이고, 유저는 ‘사탕이’의 감각을 빌려 그 시공간을 탐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억이란 점차 흐릿해지기 마련이고 시간의 변화와 공간의 변화는 엮여 있어서, ‘사탕이’가 잠깐 다른 방에 다녀오는 사이에도 시공간은 자꾸 변해 있다. 시각적인 요소는 잔상만 남고, 축적되는 것은 사운드뿐이다. 도처에 있는 오브젝트와 인터랙션할 때마다 사운드가 재생되고, 인터랙션을 할수록 화음이 되며, ‘사탕이’가 여러 경험을 쌓으면 멜로디가 되어 맴돈다. 플레이어가 충분히 탐험한 후 ‘로그아웃’을 하면 이 시공간은 우주 속으로 사라지고, 게임은 끝이 난다.

모니터에 2차원으로 표현되었던 웹의 시공간을 3차원으로 만든 것은,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매체가 일으킨 감각의 변화를 형상화하기 위함이다. 인터넷이 보급된 이래로 우리는 점차 마우스와 키보드를 팔다리의 확장으로, 아바타(캐릭터)는 자아의 확장으로, 인터넷 세계는 시공간과 이웃의 확장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우리가 인지하고 언어화했던 것처럼, 작품 내에서 플레이어는 게시판에 ‘들어가고’, 채팅방을 ‘나오며’, 정적인 화면이 아니라 동적인 시공간을 마우스 커서로 이동한다. 작품 내 ‘오에카키’ 방의 그림들은 AI로 제작되었으며, 스톡 이미지 사이트의 ‘레트로 에스테틱’이 자주 참고되었다. 흐릿한 기억과 AI로 재구성된 시공간은 다소 추상적이고, 인기척이 소거되어 있으며, 향수와 트라우마가 공존한다. 김음(2021)은 ‘과도기적 시공간이나 서로 다른 규범이 작동하는 사회세계의 경계’를‘리미널 스페이스(Liminal Space)’로 보고, 이 시공간의 이미지는 관찰자 스스로의 경험과 기억을 동원하게 하며, “다시 경험할 수 없지만 분리된 관계 때문에 다시 다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상실감으로 나타난다[1]”고 말한다. 〈somewhere4u.net〉은 과거와 현재, 평면과 다차원, 물리적 시공간과 가상의 시공간,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재현하며, 플레이어 스스로 이 시공간의 존재 유무와 목적을 질문하도록 한다.

상실에 대한 위로와 노스탤지어를 향한 긍정으로 이 작품이 제시하는 것은 ‘흥얼거림’이다. 음악에 대한 취향은 다른 매체보다도 더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다. 우리가 쌓아온 취향과 경험들은 각자가 반응하는 진동과 멜로디, 무심코 흥얼거리는 노래로 내재된다. ‘창작’과 ‘생산’의 의미가 무력화된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비자의 위치로만 남는다고 하더라도, 어쩌면 우리의 고유성을 지켜줄 수단이 될 수 있다. 우리 스스로가 악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물리적 기록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원한다면 언제든 꺼내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흥얼거릴 수 있다.
또한, 사운드는 ‘시공간’의 개념에 가장 부합하는 매체다. 사운드는 시각 매체보다 더 시간의 변화에 민감하며, 공간을 매개로 인지되고, 재생이 끝나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그러나 사운드가 반복되고 중첩되어 ‘멜로디’가 되는 순간, 기억에는 더 강하게 남는다. 작품을 체험하며 플레이어가 쌓은 멜로디를 전시장을 나선 후에도 흥얼거린다면, 플레이어는 비로소 그 기억의 주인이 될 수 있다.



[1] 김음(2021) 리미널스페이스론, 공간주의. Available at: https://attention2.space/2021/liminalspace/ (Accessed: 08 June 2023).





"Somewhere4u.net" addresses the collective amnesia of the internet age and nostalgia that exists only in big data, exploring ways to return memories to being fully personal. The project revives an early 2000s online community, allowing players to navigate a three-dimensional space—originally two-dimensional—as 'Candie', amidst the pixel aesthetics typical of that era's websites. This digital space is not a mere recreation of the past but an acknowledgment of the present, illustrating the concept that revisiting a past spacetime creates a new one. As 'Candie' moves through this space, the surroundings change, blurring memories and altering perceptions, with only sound remaining constant, building layers of auditory memories.

Central to the project is the idea of 'humming' as both a solace for loss and a personal expression of memory. Music, characterized by its personal resonance and independence from other media, serves as a metaphor for individuality and the internalization of experiences. Sound, sensitive to the shifts in time and space, leaves a lasting imprint on memory, more so than visual elements.

By engaging with "somewhere4u.net," players not only traverse a unique digital landscape but also become custodians of their memories, encouraged to carry forward the melodies of their experiences beyond the virtual realm. This engagement with sound and space challenges players to consider their relationship with the digital past and their role in preserving personal memories in an ever-evolving digital age.



Created by Jihyo Eom
Music by Go Dam
English translation by Hannah Bang

MacOS환경에서 한글/영어 버젼으로 다운로드 및 플레이 가능:
You can download and play the game in Korean and English on Mac:
https://pulpo36.itch.io/somewhere4unet

2024 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 ASYAAF 공모 선정, ㈜조선일보사, 한국


Exhibited at
《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 ASYAAF》, 2024, 옛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한국, 서울
《Playing with Death》, 2023,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갤러리, 한국,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