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artist | filmmaker


   

Original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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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arp to Remember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9분 59초 | 에세이필름, 실험영화


클릭하면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Click the image to watch the video. (PW: 1234) [Click here to watch the English version]



〈A Warp to Remember〉는 불안정한 기억 사이로 노스탤지어의 대상을 좇아가며, 언제든 ‘집’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니체의 ’영원회귀’론에 따르면, 이 ‘영원회귀’의 가능성을 긍정할 때 우리는 그 과정을 즐거운 산책으로 여길 수 있다.

[시놉시스]
7살 때쯤, 워프(warp)를 했다.

내가 3살일 적부터 우리 가족은 라인동산아파트에 살았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고, 나는 집에서 입는 내복을 그대로 입고 혼자서 아파트 단지를 곧잘 돌아다녔다. 202동과 203동은 비슷한 꼴을 하고 있었고, 우리집은 203동 608호였다. 7살쯤 먹은 나는 202동과 203동 쯤은 충분히 구분할 줄 알았다. 나는 여기가 우리집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이끌리듯 203동이 아닌 202동 608호로 갔다. 문을 열자, 익숙한 집 냄새와 우리집 소파, 우리집 카페트가 나왔다.

시공간은 사라져버리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7살 이후에도 나는 몇 번이고 워프를 시도했다. 그때마다 우리집이 나왔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경험은 이상하게 안정감을 준다. 어릴 적처럼 언젠가 다시 워프를 한다면 언젠가 그 시공간을 다시 마주칠 수도 있겠지. 그래서 이 기억은 내가 몰래 지니고 다니는 보물이다. 가족이 함께 살던 라인동산아파트 203동 608호는 경매에 넘어가 쫓기듯 이사를 나왔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든 그 시공간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Around the age of 7, I experienced a warp. Since I was 3 years old, my family lived in the Line Dongsan Apartment. My parents both worked, and I would often roam around the apartment complex wearing my underwear at home. Units 202 and 203 looked similar, and our home was in Unit 203, Apartment 608. By the age of 7, I could distinguish between Units 202 and 203. Despite knowing this wasn't our home, I felt drawn to Unit 202, Apartment 608, instead of 203. Upon opening the door, familiar scents of our home, our sofa, and our carpet greeted me.

Space-time doesn't disappear; it just stays in its place. Even after turning 7, I attempted warps several times. I don't remember if our home appeared each time, but the experience strangely brought a sense of comfort. Like a child, if I ever attempt a warp again, I might encounter that space-time once more. So, this memory is a secret treasure I carry with me. The Line Dongsan Apartment, Unit 203, Apartment 608, where my family lived, was auctioned off, and we moved out as if chased away. Nevertheless, I feel I can always sense the warmth of that space-time whenever I want.


A film by Jihyo Eom

2024 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 ASYAAF 공모 선정, ㈜조선일보사, 한국

Exhibited at
《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 ASYAAF》, 2024, 옛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한국, 서울
《Playing with Death》, 2023,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갤러리, 한국, 서울